아이의 단점을 없애야 좋은 부모일까요? 저는 한동안 그렇게 믿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방송 작가의 이야기를 듣고 나서 그 믿음이 완전히 흔들렸습니다. 그분의 딸은 선택적 함구증(selective mutism)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 '결핍'이 오히려 아이를 반장으로 만들었습니다. 저도 큰아이의 낯가림을 어떻게든 고쳐야 한다고 생각해왔는데, 이 이야기를 접하고 나서 조급함이 한 꺼풀 벗겨지는 경험을 했습니다. 말 못 하는 아이가 반장이 된 사연선택적 함구증(selective mutism)이란, 집에서는 정상적으로 말하지만 특정 사회적 상황, 특히 학교나 공공장소에서는 말을 거의 또는 전혀 하지 못하는 불안 장애입니다. 단순한 수줍음과는 다르고, 아이가 '말하기 싫어서' 침묵하는 것이 아니라 말하려 해도 말이..
저는 고1 때 수학을 포기했습니다. 정확히는 포기당했다고 표현하는 게 더 맞을 것 같습니다. 공식을 외우고 문제를 풀었지만 뭘 하고 있는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고, 결국 인문계를 선택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아이를 키우면서 수학 교육에 대해 다시 들여다보게 됐습니다. 제가 왜 그렇게 수학이 싫었는지, 그 이유가 이제야 좀 보이는 것 같습니다. 공식 암기가 오히려 수학을 망친다 — 보상 해킹의 함정100m 길이의 도로에 10m 간격으로 나무를 심으면 몇 그루일까요? 저는 이 질문을 처음 들었을 때 당연히 10개라고 답했습니다. 100 나누기 10이니까요. 그런데 정답은 11개입니다. 출발점에도 나무가 한 그루 있으니까요. 공식에 기댄 순간 맨 처음 나무를 통째로 빠뜨린 겁니다. 제 수학 시절 전체가 이 ..
아이에게 "하지 마"를 100번 말하는 부모가 아이를 더 잘 키우고 있다고 느끼셨던 적, 없으신가요? 저도 그랬습니다. 위험하면 막아야 한다는 논리는 틀리지 않지만, 사실 그 "하지 마"가 쌓이고 쌓이면 아이가 아니라 부모의 불안이 아이를 키우고 있는 것일 수 있다는 걸, 직접 겪어보니 비로소 알게 됐습니다. 부모의 불안 관리, 아이 교육의 진짜 출발점아이가 친구와 조금 다퉜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제 머릿속은 이미 그 아이가 커서 사회생활도 못 하고, 인간관계가 엉망이 되는 장면까지 달려가 있었으니까요. 인지심리학에서는 이 현상을 '과잉 일반화(overgeneralization)'라고 부릅니다. 여기서 과잉 일반화란, 하나의 작은 사건을 근거로 삼아 삶 전체가 나빠질 것..